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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속 80킬로미터로 달린다는것...

◆ rain

2005-05-05 | VIEW : 1,383

◆ 29.jpg (0 Byte), Down : 103

- 시속 80킬로미터로 달린다는것...

부산에 문상(問喪)을 다녀왔다...
근무지에서 제법 먼 거리이기에...
친한 선배 형차를 번갈아가면서 운전했다...

병원에서 강렬한 카리스마로 여러사람들의 존경과 동경의 대상이 되곤했던 선배형...
지금까지 한번도 시간의 늦춰짐이나 머뭇거림없이 가장 빠른길을 달려온 사람...

그런 형의 호탕한 성격만큼이나... 형의 SM5는 무척 빨랐다...
바쁜 마음때문이었을수도 있지만... 지난 10년동안 내가 운전해 본 차중에 가장 잘나가는차였다...

- 사실... 난 그리 과속질주를 즐기는 편은 아니다...

원래 속도나는것 자체를 무서워하는것일수도 있고...
속도를 내기위해... 요리조리 앞서가는 차들을 피해가야하는것이 귀찮은것일수도 있고...
스피드를 좋아한다고 하더라도... 마땅히 정해놓고 즐길만한 장소를 아직 찾지 못해서일수도 있다...

그래서 내차는 "80km/h"의 속도에 거의 익숙해져있다...

특히... 조용한 시골길을 80킬로미터로 달리는것을 좋아한다...
천천히 계절의 변화를 느끼며 관광모드로 달릴수있는 속도...
아주 빠르진 않지만... 버스나 기차를 이용하는것보단 시간이 절약되며...
차의 연비도 80킬로로 달릴때 가장 좋아서... 정해진 연료로 가장 멀리까지 도달할수 있는 속도이다.

- "80km/h"...
차가 사람을 닮아간다는건 이럴때 하는 말일까?

잘나가는 선배형의 차를 운전하며 내차와 여기저기 비교하다보니...
내 삶의 속도도 80킬로에 맞춰져있는게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느려서 무능해 보이지 않을 정도면 된다.'

물론... 남들보다 앞선 인생의 길을 걷는 사람들이 부러운것은 사실이다...
뭔가 나에게 주어지지 않았던 것들...
시작할수 있는 준비는 모두 다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나에게 찾아오지 않았던 기회...
그런기회를 누리는 사람들이 부러운것은 비단 나뿐만은 아닐것이다...

허나... 그렇다고 하여...
의기소침해하지는 않는다...

지금 난 멈춰있지 않으며...
분명 어디론가를 향해 가고 있는것이다.
비록 삶의 속도가 늦춰진다하더라도 남아있는 연료가 있다면 난 그곳에 도달할수 있는것이다...

결국... 삶에서 무언가를 이루어낼수 있느냐의 문제는...
얼마나 건강하게 오래살수 있느냐하는 체력의 문제인것이다...

- 사랑도 그런걸까...??

시속 200km/h의 속도로 다가서고 싶은 마음...
사랑본능의 움직임... 그 충동과 욕망...
결국... 이 모든것들이 경제속도 "80km/h"로 제어되어야...
연료의 모자람없이... 가장 먼곳에 위치한 그곳에 무사히 도착할수 있으려나...?

시속 200킬로... 사랑질주...
그것두 쉽진 않겠지만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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