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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린

◆ rain

2004-09-08 | VIEW : 955

◆ jeon.jpg (0 Byte), Down : 51

- 전혜린

31살에 요절한 그녀를...
가까운곳에서 지켜본 사람이 남긴 글이다...

읽다보니...
어느새 책속에 빨려들어...
'전혜린'이라는 위인을 만나는 기분이다...

그녀는 열정적이다...

가장 무서운 숙적은 "권태"라고 생각하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쉴새 없이 생각하고 얘기하는 사람...

아마도...
약간은 hypomanic한 상태로 생활했던 사람이 아닐까...

"언제나 사물의 근처에 닿겠다는 무서운 인식욕이 그녀를 사로잡고 놓아주지 않았다."

그 인식욕을 자제할수 없어서...
종종 수면제를 복용했고... 결국 아쉬운 죽음으로 그녀를 몰고 갔다...

그녀의 죽음이 자살이건 사고사이건간에...
언제 생을 달리한다하더라도 후회없을만한...
매일매일... 한시간 한시간을 격정적으로 살다간 사람임에 틀림없다...

"격정적으로 사는것
- 지치도록 일하고 노력하고 열기있게 생활하고 많이 사랑하고...
아무튼 뜨겁게 사는것, 그 외에는 방법이 없다."
"산다는 일은 그렇게도 끔찍한 일,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그만큼 더 나는 생을 사랑한다. 집착한다."

책을 읽는 동안...
부정확하고 의문시 되었던... 그런 내 모습에 관한 질문들을...
그녀가 남긴 글들에 비추어... 조금이나마 풀어 볼 수 있었다...

1. 향수

그녀가 뮌헨에 있을땐 고국의 하늘을 그리워했으나...
귀국후엔 뮌헨에 대한 향수에 젖어들었다고 한다...

'마음의 조국을 찾아 헤메는 젊은세대의 도착향수'

나 역시...
지나간 시간에 짙은 향수를 느끼며 산다.

병원에서 멀찌감치 떨어져 있으니... 그곳에서 보낸 시간들에 대한 향수가 밀려온다...
아마도... 다시 그곳에서 생활하게 된다면...
지금의 여유로움에 대한 향수가 강하게 느껴질것이다...

이곳에 있으면 저곳을 그리워하고...
반대로... 저곳에 있으면 이곳을 그리워하는 게...
마음의 조국... 이상향을 찾아가는 삶의 과정이 아닐까...

2. 의욕

'노동하고 싶다. 꿈꾸는것 외에는 아무 일도 하지 않는 인텔리는 되고 싶지 않다.'

의욕은 불같은데 뜻대로 되지 않을때...
잠시나마... 단순노동에 관한 소박한 삶을 갈망했다고 한다.

'내 직업이 혐오스럽다고 대학강사라는 자신의 직책에 불만을 토로하면서도... 이 직업에 연륜이 쌓일수록 강한 직업의식을 느낀다.'

3. 고독

'인간은 남녀가 만나 자족하고 행복을 느끼는 생활분위기를 구성하면서 일생을 보내도록 되어 있는 동물인것 같다... 만약 그렇지 못할때, 즉... 어딘지 병적일때... 그 인간과 세계와의 대립은 극대화되고... 그 대립의 고뇌에서 예술이나 철학이 창조되는 것이고... 그것을 창조하는 사람의 나날은 몸서리치는 고독감에 뒤덮여 있을것이다.'

4. 지식

'또... 밤을 새고 공부하고 난 다음날 새벽에 닭이 일제히 울 때 느꼈던 생생한 환희와 야생적인 즐거움도 잊을수 없다... 완벽하게 인식에 바쳐진 순간이었다...'
'지식을 수단이 아닌 지식 그 자체로서 사랑하는 순수성...'

그 순수함을 닮아가고 싶다...

http://irainy.net

rain

먹는걸 줄이면 생각이 맑아질까?
혜린처럼...

01-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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