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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없다.

◆ rain

2004-12-27 | VIEW : 7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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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전쯤... 처음으로 남녀간의 사랑이라는걸 시작하면서...
누군가와 이런 얘기를 나눈적이 있다...

"내가 하고 있는일을 열심히 해서... 누구나 인정하는... 재능있는 멋진 남자가 되면...
내가 좋아하는 여자친구 역시 나를 좋아하게 될거라 믿어...
비록...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들로 인해... 여자친구에게 조금 소홀해진다 하더라두 말야..."

"내가 재능있고 능력을 갖춘 남자가 되어야...
남들에게... 난 이정도의 남자와 사귀고 있다는 말을 할수 있을거구...
결국... 내가 일하면서 보내는 시간들은... 여자친구에게 사랑을 얻기위한 과정의 시간인셈이지..."

이런 생각은... 누군가와의 이별을 경험하면서도 계속 되었다...

'아직 내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겠지...'

'이별의 아픔이 다가올수록... 난 더더욱 강해져야해...
언젠가 그 사람을 우연히 다시 만나더라도... 떴떴하고 당당하게 만날수 있도록 말야...
헤어진 그 사람으로 하여금... 우리가 함께 사귀었던 시간을 후회스럽지 않게 여기도록 말야...'

그렇게... 이별은 내가 하는 일(공부)에 대해 아무런 방황의 시간도 안겨주지 못했고...
친구들은... 그런 나를... '여자친구와 헤어져도 끄떡없는...' 독종이라 했다...

솔직히... 지금도...
내 마음속의 1번은 내가 좋아하고 하고 싶은 일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공부)들이다...
그 다음 2번이... 여자친구...

여전히... 난...
나만... 멋있고 재능있는 남자가 되면...
여자친구의 사랑은 당연히 얻이지는 부산물이라 생각하는건지도 모른다...

- 사랑은 없다.
:: 쇼펜하우어 인생론 에세이

이책은 그런 나의 생각에 종지부를 찍게 만드는...
충격적인 책이다...

'여자가 남자의 재능에 반했다는 말은 거짓말이거나 착각이다.'

인간의 동물적인 본능과... 물리적 생물학적인 인식론에 근거하여 볼때...
여자는 재능이 뛰어난 다재다능한 사람을 좋아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ㅜㅜ

물론... 시대가 바뀌면서...
남자에게 여성스러운 면이... 여자에겐 남성스러운면이 깃들여져 개인적인 호감의 차이는 있겠으나...

여성에게 본능적으로 필요한 남자는...
여성이 10개월동안 임신해있는 동안... 자기와 가정을 위험으로부터 보호해주고... 기대고 의지할수 있는 남자라고 한다.
남자가 아무리 다재다능 하더라도... 한 여성이 기댈수 있는 버팀목이 되어주지 못한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는셈이다.
오히려... 잘생긴 남성의 외모와 다재다능함은... 금새 다른 여자에게 넘어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만 안겨준단다...
(종족의 번식을 위해서 남성은 끊임없이 다른 여성을 찾는다고 책에서는 설명한다.
ex.여성은 자신의 유전자를 가진 아이를 1년에 한명낳을수 있지만... 남자는 100명이 넘게 낳을수도 있다.)

왜... 난... 이토록... 외로움과 고독에 아직도 허덕이고 있는가를 알게 해주는 대목이다...

반면에... 남성이 본능적으로 좋아하는 여자는...
가문이 좋고... 착하고... 성격좋은 여자가 아니라...
똑똑하고 예쁜 여자라한다.

'남자는 여자의 뛰어난 두뇌나 재능에 반할수 있다. 여자가 성격이 좋다는것은 남자에게는 매력의 조건이 못된다.'

자식의 두뇌는 대부분 어머니의 유전자와 교육으로부터 오는것이므로...
남성은 자신의 종족에 우성인자를 남기기 위해... 똑똑한 여자를 본능적으로 좋아한다고 한다.

예쁘다는 조건 역시... 그만큼... 좋은형태로 다수의 종족번식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탁월한 통치자를 배출하려면 성품이 고귀한 남자와 지능이 뛰어난 여자와 결혼하는것보다 더 확실한 방법은 없다.'

- 이책의 염세적인 부분들에 대해서 그리 부정하고 싶지는 않다.

인식과 사실에 입각한 추론들... 감정을 배제한 극단적인 추론이다보니...
'향락은 욕망을 달래는 도구에 불과하다.'
'인류존속은 한개인의 죽음에 좌우되지 않는다.'
'내 철학을 이해하면 살아있는것보다는 살아있지 않는것이 좋다는것을 깨달을것이다.'
는 결론에 도달하기도 한다.

삶이라는게 고뇌의 순간들이라지만...
순간순간에 만족할수 있다면 행복한것일텐데 말이다.

꼭 모든것을 버리고... 거창하게 금욕생활에 접어들지 않더라도...
주어진것에 만족할수 있는 역량만 키운다면... 삶에 감사함이 넘치고 행복해질수 있을텐데...

'행복은 정신능력의 크기에 따라 달라진다.
개인이 누릴수 있는 행복의 한계 최대치가 이미 결정되어 있다.'

- 그밖에 기억나는 부분들을 적어본다.

'오늘날과 같은 문명 사회에서는 사회가 우리들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주고 있다.
따라서 어떤 일이든지 남의 도움을 받아야 하고 함께 일하려면 신용을 얻어야한다.
거기에는 남들의 나에 대한 견해와 평가가 중요한 가치를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무정부상태보다는 독재정치가 낫다.
전제 정치의 폐단은 일정한 범위 내에 국한되어있지만 무정부상태에서는 모든국민이 날마다 피해를 입는다.
인간의 잔인성때문에... 모든 정치체제는 국민을 일정한 상태로 억압하는쪽으로 기울어지는 편이 훨씬 낫다.'

'재산은 고생과 궁핍을 면하게 해주고 먹고살기 위해서 어쩔수 없이 해야 하는 힘든 노동으로부터 해방시켜 준다.
사람이 살면서 최소한 그 정도의 은총을 받아야 진정한 의미의 자유인이라고 할수 있다.'

'부모로부터 재산을 물려받은 유산상속자가 있다면 그 사람에게는 세상에서 두번의 큰 기회가 주어진 셈이다.
하나는 돈에 연연하지 않고 자기 천직을 평생 수행할수 있는것과 또 하나는 인류사회의 복지와 발전을 위해 큰 일을 할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이다.'

'큰 돈을 벌어서 그 터전 위에 행복의 집을 지으려는 것처럼 어리석은 생각은 없다.'

'젊음을 바쳐서 재산을 모은 사람들이 그 돈을 한번도 써보지 못하고 자식에게 유산으로 남기는것이 좋은예다. 그는 자식의 노예로 평생을 산 셈이다.'

'만일 어떤 사람이 학문이나 우주에 대한 관심이나 예술적 기질과 감수성이 남아 있다면 그것은 큰 행복이다.
그가 가진 취미나 소질은 노년기에 쓸모가 많아진다.'

'노년기에... 성욕으로 인한 참을 수 없는 충동과 격정, 무서운 광기등 유혹으로부터 벗어나 완전히 이성을 회복할수 있게 된다는건 행복한 일이다.'

'단조롭고 단순함이 행복에 이르는 길이다.'

'자신이 자기의 참모습을 찾을수 있는것은 오직 고독할때뿐이며 자유를 만끽할수 있는것도 혼자 있을때 뿐이다.'

'젊은 시절부터 고독을 사랑하고 고독을 감당해낼수 있는 방법을 계속 단련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렇게 고독에 단련된 사람만이 행복을 누릴수 있는 권리를 갖게 된다.'

'자기 자신속에 많은것을 가진 사람은 남에게 기대지 않는다.'

'재능이 아무리 뛰어나도 남이 몰라주면 소용없다.'

'재능이 뛰어난 사람은 자신이 남들과 똑같이 평범하다는것을 애써 보여야한다.
높은 지위에 오르거나 돈이 많은 사람은 남들의 부러움과 존경의 대상이 되지만
재능이 뛰어난 사람이 합당한 존경을 받는 일은 거의 없다.'

'좋은 책을 두번 이상 읽어야 하는 이유... 똑같은 물체에 다른 조명을 비춰보는것과 같다.'

비내리는 날 - 병호홈페이지
http://irainy.net

mariah

쇼펜하우어의 강점은 충격적인 사실을 깨닫게 해 주는 것이지만 약점은 아무런 감동을 주지 못한다는 것 아닐까? 삶은 감동으로 채워나가세!~

12-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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