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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의 여행법
 rain  2005-05-23 | VIEW : 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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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고 편한 읽을거리를 찾아 두리번거리다보니...
나도 모르는 사이에 하루키 주변을 맴돌게 되더군...

어쩌다 이리 된건지... ^^

이유가 필요없고... 그저 부담없이 즐길수 있는 것들이 나를 반겨준다는건...
서점에 가고... 책을 읽게 하는... 커다란 즐거움인듯...

- 하루키의 여행법

이스트햄프턴, 멕시코, 노몬한, 미국대륙횡단의 기록을 담은 기행문들이 묶여있는데...
이책의 핵심내용은 맨처음 "작가의 말"에 실려 있다...

1. 여행(1)

'여행은 단순히 어떤 공간을 경과하는 것이 아니라 그 움직임 속에서 새로운 세계를 발견하고 자신의 삶을 변화시키려는 격렬한 의지를 이끌어내는것.'

:: 내가 했던 지난 여행들은 어떠했나... 다시금 떠올려봤다...
단순히 공간을 경과하진 않았던것 같고... 변화시키려는 의지역시... 나를 흥분시켰음이 분명한데...
결과적으로 지금의 내 삶은 얼마나 변화된건가...??
내자신에게 그렇게 엄격해지고 싶진 않지만...
다음여행을 좀더 가치있게 만들기위해선... 한번쯤 기억해야할 대목이다...

2. 기행문

여행을 하는 행위가 그 본질상 여행자의 의식변혁을 강요하는 것이라면,
여행을 묘사하는 작업역시 그 움직임을 반영해야한다.
"이런것이 있었습니다. 이런일을 했습니다"하고 재미와 신기함을 나열하듯 죽 늘어놓기만 해서는 사람들이 좀처럼 읽어주지 않는다.
'그것이 어떻게 일상으로부터 떨어지면서도 동시에 어느정도 일상에 인접해 있는가'하는것을 복합적으로 밝혀나가야 한다.
정말 신선한 감동은 거기서 생겨난다.

대개 귀국해서 한달이나 두달쯤 지나고 나서 작업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경험적으로 그 정도 간격을 두는 것이 결과가 좋은것 같다.
그동안 가라앉아야 할것은 가라앉고, 떠올라야 할것은 떠오른다.
그리고 떠오른 기억만이 자연스럽게 이어져 가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굵은 라인이 형성된다.
잊어버리는것도 중요한 일이다.


:: 하루키만의 글쓰기 방식이 무척 흥미로왔다...
어찌보면... 하루키의 여행기는... 실제 여행지의 모습보단...
그의 기억에 의해 왜곡된 모습을 담고 있는건지도 모른다...
어떤노래가사처럼... 눈을감고 기억에 기억을 더듬는거라고 해야할까...

사실... 그때 그모습 그대로를 전하는것보단...
시간이 지난뒤에... 기억속의 상징적인 이미지를 꺼내어놓는게 훨씬 어려운것임에 분명하다...
평범한 사람이라면... 기억한것을 잊지 않고 "어디 갔었는데 정말 좋았었다"라고만 얘기할수 있더라도 정말 훌륭한것이다...

그래도 언젠가는 용기를 내어 하루키의 방식대로 여행기록을 남겨보고 싶다...
모... 당장은... 지금 내가 하는대로...
사진기록을 남기고... 현지에서 생생한 글쓰기를 하는 방식을 쉽게 버리지 못하겠지만 말이지...


::베네치아에서...

3. 여행(2)

누구나 어디든지 마음대로 갈수 있어서, 이제 변경이라는 것이 없어져버렸고, 모험의 질도 완전히 달라져 버렸다.
중요한것은, 이처럼 변경이 소멸한 시대라 하더라도 자기 자신속에는 아직까지도 변경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장소가 있다고 믿는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런 생각을 추구하고 확인하는것이 바로 여행인것이다.
그런 궁극적인 추구가 없다면, 설사 땅 끝까지 간다고 해도 변경은 아마 찾을수 없을것이다.


:: 읽다보니...
여행가고 싶다는 생각과 보드타고 싶다는 생각이 동시에 들었다...
아마도... 지난 1년동안의 시간을 오늘에 비추어 생각하는 버릇때문에...
같은 시간의 연속선상에 있었던 여행과 보드를 동시에 떠올렸었나 보다...
둘다 좋았던 기억이며... 둘다 내자신속에 숨겨진 변경을 탐험하는 기분이었다...

두가지 모두...
생각만 해도 설레인다...^^

4. 일본의 '비합리성'

우리는 일본이라는 국가를 결국에는 파국으로 이끈 그 '비합리성'을 전근대적인 형태로 타파하려고 노력해왔다.

:: 노몬한의 철의 묘지에 나오는 대목이다.
하루키의 과거일본이 비합리적인 잘못된 전쟁관에 대한 비판이 담겨있다.

"지금의 일본인은 그것으로부터 안전한가?"

그것으로부터 안전해지기 위해선...
과거사람들의 잘못이었다고 치부해버리기 이전에...
스스로 반성하며 돌이켜보고... 지금 그들의 모습에 이러한 비합리성이 남아있는지 살펴봐야하지 않을까...

그렇게만 된다면...
우린 훨씬 가까워질수 있지 않을까...

5. 피곤

피곤하다느니 하는 것은 구태여 머나먼 멕시코까지 오지 않더라도 어디서든 얻어낼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왜 난 그런걸 찾으러 구태여 멕시코까지 가야만 했는가?

"왜냐하면 그런 피곤은 멕시코에서밖에 얻어낼수 없는 종류의 피곤이기 때문입니다."

"피곤은 피곤으로 극복해 내야만 한다.
피곤을 극복해 내는 건 피곤 이외의 것이어서는 안된다."라는 모택동의 말.


6. 그밖의 기억나는 것들

'고베까지의 도보여행'
:: 유년시절의 기억을 더듬으며 걷는 여행이 인상적이었다.

특별히 하고 싶은 일도 생각나지 않아서, 거리로 나가 눈에 띄는 적당한 영화를 봤다.
내인생에서 두 시간이 지나갔다. 감동도 없이, 그다지 나쁘지도 않게.
:: 하루키의 글을 좋아하는건...
공감할수 있는 범위의 쓸쓸함이 묻어나기 때문이다.

그렇게 생각해선지 몰라도 그 술집에 들어오는 손님들은 나를 제외한 모든 사람들이 무척이나 행복해 보였다.
이따금 그런날이 있다..

인간은 나이가 들면 그만큼 자꾸만 고독해져 간다.
어떤의미에서 우리의 인생은 고독에 익숙해지기 위한 하나의 연속된 과정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여행의 끝엔 '이제 어디로 가야하는가'하는 절망이 기다리고 있다.

동전지갑,썬텐오일, 메모장, 지도...
그런것들이 각자 자기 수명을 끝내 하늘로 올라가기라도 하는것처럼 하나씩 하나씩 소리도 없이 사라져 버리는 것이다.
마치 어떤 법칙성을 따르는 것처럼...

보트는 보트고 섹스는 섹스다.

행위자체가 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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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in
피곤은 피곤으로 극복해 내야만 한다!!...
근데 자꾸 졸리다...ㅜㅜ
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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