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짧은 시간...
내눈앞에 펼쳐졌던... 넓다란 세상을 기억하며...
어느새... 난... 낯설은 회색빛도시속으로 스며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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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1/05 - 발레: 호두까기 인형

◆ rain

2004-02-24 | VIEW : 1,070

◆ nuctic.jpg (0 Byte), Down : 56

서울에 돌아와서...
호두까기 인형 CD를 새루 샀슴다...

하나하나 듣다보니...
꿈만같던 그 시간들이 새롭게 느껴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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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4년 1월 5일 월요일

발레: 호두까기 인형

짤쯔부르크 다녀오느라 6시경에 오페라 하우스에 들어갔슴다...
공연시각 1시간 30분전인데도...
스텐딩석 표파는 줄이 장난이 아니네여...

어제처럼... 1층에 좋은 자리는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아예... 더싼 2유로짜리 발코니석을 끊었슴다...
발레 공연인 만큼 위에서 보는게 더 나을거라는 생각두 들구여...

스텐딩석 사람이 많아서인지...
표를 산 이후에도... 입장을 기다리며... 길게 줄지어있슴다...
곳곳에 잠바입은 한국애들도 많구여... ^^

:: 2유로짤 발코니 스텐딩석임다... 무대 왼쪽 구석부분이 조금 안보였습니다만... 발레공연인 만큼 관람하는데 큰 불편함은 없었슴다...
바로 앞 두줄 좌석과는 보이는건 큰 차이 없는듯 함다...

공연시작...

1층 좌석엔 곳곳에 빈자리도 눈에 띰다...
월요일이니 만큼... 대부분의 사람들은 관광객인듯...
화려한 럭셔리 의상을 입은 사람들도 어제 공연 만큼 많지는 않슴다...

발레... 호두까기 인형...

워낙 유명한 작품인지라...
귀에 익숙한 연주로 시작함다...

The Nutcracker - ouverture
재생버튼 누르세여...

원래 호두까기 인형의 내용은...
크리스마스 이브의 밤...
호두까기 인형을 성탄 선물로 받은 소녀가 꿈속에서 왕자로 변한 호두까기 인형과 함께 과자의 나라를 여행한다는 내용이라는데...
제가 본 건 좀 다른 버젼이었슴다...
(호두까기 인형은 유명한 개정판만 12개 이상 된다는군여... 제가 본건 아마도 그리가로비치의 버젼과 비슷한듯...^^)

왕자로부터 호두까기 인형을 크리스마스 선물로 받아든 공주...
한없이 기뻐하지만...

기쁨도 잠시...
생쥐왕(?)에 의해 공주는 납치되어...
전세계를 떠돌게 되고...

이를 뒤쫓는 왕자가 공주가 던져놓은 호두까기 인형의 일부분을 발견한뒤...
공주를 구출하여 행복한 결혼을 한다는 내용임다...

대사 없이...
클래식 연주와 아름다운 몸동작으로만 내용이 이어지기 때문에...
1막에서는 다소 지루한 면이 없지 않았슴다...

2막에선...
공주가 납치되어 프랑스 스페인 인도 중국 등으로 떠도는 장면이 나오는데...
각각의 나라의 특징을 살린 무대구성과 독특한 발레 안무가 넘 잼있었슴다...
특히... 중국부분에선... 용그림을 배경으로 중국전통의상을 입은 아이들과 함께 춤추는 장면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또 빼놓을 수 없는건...
공주와 왕자의 결혼식 장면인데여...
서로의 사랑을 발레 특유의 아름다운 몸동작으로 표현한뒤...
뒤이어... 하객들의 화려한 춤파티가 벌어지는 장면이 정말 장관이었슴다...

화려한 결혼식 장면은...
뮤지컬이든... 오페라든... 서양사람들이 즐겨 삽입하는 장면인듯 해여...
결혼식 장면을 통해 모든 갈등이 해소되었음을 보여주고...
축제 장면을 통해... 자신들의 전통적인 놀이문화를 마음껏 보여주게 되죠...
그래서인지... 결혼식 장면은... 이곳 사람들의 정서와 잘 부합된다는 생각이 듬다...

그에 반해...우리 공연에선...
장례식이 펼쳐지는 장면에서 정서적인 공감이 감다...
특히... 오태석의 "오구", "내사랑 DMZ", "로미오와 줄리엣" 등등의 작품에서 보여지는...
화려하고... 장엄한 장례식 장면이 지금의 결혼식 장면과 왠지 비교가 되네여...

뭔가... 이루어지지 않음에 대해 한이 서려있고...
그것을 어떻게든 해소하고자... 다소 주술적인 신앙에 이끌려 씻김굿을 펼쳐보이는 장면들...

서양의 무대공연들이 결혼식장면을 통해... 자신들의 놀이문화를 화려하게 보여주는 것이라면...
이에 빗대어... 우린... 장례식 장면을 통해... 우리가 가진 많을 것들을 한번에 보여줄수 있지 않을까...
이렇게 사람들이 많이 모여든 지금...
호두까기 인형에서 왕자와 공주의 결혼식 장면이 아닌...
공주의 장례식 장면을 우리의 씻김굿으로 표현해주면 이곳 사람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런지... ^^

그렇게...
3천원 남짓한 돈으로 멋진 공연을 즐기다 왔슴다...
눈으로 뒤덮인 비엔나는... 그 자체만으로도 음악임다...

비내리는 날 - 병호홈페이지
http://irainy.net

:: 쉬는 시간... 혼자 의자에 앉아있는게 뻘쭘해서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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